내용
본 글은 한국은행의 "알기 쉬운 경제이야기" 넷째 마당의 모든 내용을 블로그 형식으로 다시 작성한 것입니다.
소비자와 기업
가계는 경제를 지휘하는 '지휘자'
소비의 힘
무릇 재물은 우물과 같다. 우물은 퍼서 쓸수록 자꾸 채워지는 것이고, 이용하지 않으면 말라 버리고 마는 것이다. 비단옷을 입지 않으니 나라 안에 비단 짜는 사람이 없어지게 된 것이고, 이로 인해 여공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비뚤어진 그릇을 탓하지 않으니 일에 기교가 없고, 나라에 공장과 도야(질그릇을 굽고 연장을 벼리는 장소)가 없어지게 되며 나아가서는 기술과 재주가 없어질 것이다.
"박제가의 우물론과 균형소비교육" - 김상규
조선 후기의 실한자인 박제가는 일찍이 '북학의'라는 저서에서 소비의 중요성을 위화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우물물은 적절하게 퍼서 사용하면 다시 신선한 물로 계속 채워집니다. 우물에 있는 물을 아깝다고 사용하지 않으면, 우물이 말라 버리고 결국에는 우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생산된 물건도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재고로 쌓이고 그 상품을생산하는 기업은 문을 닫게 되어 실업자가 늘어나게 됩니다. 위의 비단옥과 기교 있는 질그릇 예는 소비주체인 가계가 품질 좋은 상품을 꾸준히 소비함으로써 생산이 늘어나고 기술이 발전될 수 있음을 말해 줍니다. 이처럼 경제에 있어서 소비의 역할은 기업이 생산활동을 지속하게 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기술발전을 유도합니다.
정상적인 경우, 가계의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그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경제적 이윤이 추가적으로 발생함을 뜻합니다. 이는 기업에게 생산을 확대하라는 신호를 주며 나아가 그 기업이 포함된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어떤 상품에 대한 소비가 감소하는 것은 기업에게 생산을 축소하라는 신호가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그 산업이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비활동과 효용
소비자가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얻는 만족감을 효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상품의 소비를 한 단위씩 늘릴 때 효용이 추가로 증가한 분을 한계효용이라고 합니다. 보통의 경우 소비하는 양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 효용은 증가하지만 한계효용은 감소합니다. 무더운 날, 청량음료를 마시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첫잔의 경우 시원함의 효용은 매우 크지만 그 다음부터 한 잔이 주는 추가적인 만족감은 잔을 더 할수록 점점 줄어듭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함으로써 느끼는 소비자의 만족감
한계효용이 감소하는 성질을 잘 보여주는 곳이 뷔페식당입니다. 뷔페식당에서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한 가지 음식만 먹고 나오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계속 먹게 되면 그 음식의 한계효용이 감소하여 다른 음식이 주는 한계효용보다 작아지는 상태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이때 다른 음식을 먹기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에 한계효용이 감소하지 않고 증가하거나 일정하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뷔페식당의 예를 계속 들어보면, 열가지 메뉴 중 갈비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에 갈비를 먹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갈비를 아무리 먹어도 한계효용이 감소하지 않는다면 다른 어떤음식보다 여전히 갈비의 한계효용이 클 것입니다. 따라서 갈비를 먹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 경우 나머지 다양한 음식을 맛보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계효용이 감소한다고 해서 모든 재화가 일정한 속도로 감소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재화는 상당양을 소비할까지 한계효용이 별로 감소하지 않지만, 어떤 재화는 한계효용이 급격하게 감소합니다. 예를 들어 더운 여름 끝에 오는 시원한 가을 날씨가 이틀 연속 지속된다고 해서 둘째 날의 한계효용은 첫째 날의 한계효용에 비해 크게 감소하지는 않습니다. 이에 비해 스포츠 신문이나 영화는 한계효용이 급속히 감소하기 때문에 같은 날에 두 부의 스포츠 신문을 구입하거나 같은 영화를 끝까지 두 번 보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입니다.
가계는 효용을 크게 만들기 위해 소비를 합니다. 효용이란 것이 상품 소비에 따라 얻게 되는 만족이므로 소비량이 많아질수록 전체 효용은 커질 것입니다. 그러나 소비하는 데는 돈이 들기 때문에 소비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은 소득의 범위를 넘을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주어진 예산의 범위 안에서 소비해야는 제약이 따르는 것입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이 예산제약의 범위 안에서 여러 가지 선택 가운데 효용이 가장 커지는 소비를 하게 됩니다.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드는 지출액이 소득을 초과할 수 없다는 조건
합리적인 소비
소비활동은 각자의 효용을 크게 해 주며 동시에 국가경제를 건전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선진국의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선택과 소비자주권의 철저한 실천을 통해 불량품이나 부당 영업행위 등이 발붙이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경쟁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이익도 사실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행위에 의해 크게 달라집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외국으로 진출하는 경우 가장 무서운 상대는 그 나라 정부나 기업이 아니라 그 나라의 소비자 입니다. 소비자는 곧 시장경제의 지휘자이자 시장경제 최후의 감시자인 셈입니다.
희소한 자원의 배분에 소비자의 선호가 존중되고 반영되는 현상
그러나 소비를 할 때의 판단 기준인 효용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자칫 개인의 소비선택이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이루어져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후회를 한다면 합리적인 소비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합리적인 소비란 무엇일까요? 개인이 자신의 효용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고 그에 맞추어 일관성 있게 효용을 극대화하면서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효율도 높여 주는 소비를 말합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서는 바람직한 가치관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어린시절부터 합리적인 소비의 중요성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생활화하여야 할 것입니다.
합리적인 소비생활의 방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계획적인 소비생활이 중요합니다. 반드시 구매계획을 세운 후에 구매를 해야 합니다. 장보기에 앞서 사야 할 품목을 적어 보는 것이 충동구매와 시간의 낭비를 막아 줍니다. 일생주기를 고려하여 장기 생활설계를 세워 놓은 다음 가능하면 그 안에서 지출과 저축을 하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신혼기에는 지출이 적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출이 늘어나므로 미래지출에 대비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소비선택을 해야 전체 효용이 가장 큰지를 알아보기 위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5000원을 가지고 갈비와 초밥을 먹으려고 합니다. 두 상품은 모두 한 개에 1000원씩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초밥보다 갈비를 더 좋아 하지만 갈비의 한계효용이 감소하는 폭이 초밥보다 훨씬 크다고 합니다. 따라서 갈비와 초밥에서 얻을 수 있는 한계효용을 아래와 같이 표시할 수 있습니다.
수량(번째) | 갈비(한계효용) | 초밥(한계효용) |
---|---|---|
1 | 16 | 5 |
2 | 8 | 4 |
3 | 4 | 4 |
4 | 2 | 2 |
5 | 1 | 1 |
이 사람은 예산제약인 5000원으로 갈비만 5개 먹을 수도 있고 초밥만 5개 먹을 수도 있습니다. 또 갈비 2개 , 초밥 3개와 같이 섞어서 5개를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뷔페식당의 예에서 본 것처럼 갈비를 좋아한다고 해서 갈비만 5개를 먹을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갈비를 먹을수록 그 한계효용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효용을 가장 크게 만들까요? 모든 선택 가능한 대안에 대해 각각의 전체 효용을 계산해보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이 표예서는 갈비 3개와 초밥 2개를 먹으면 전체 효용의 크기가 37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import numpy as np import pandas as pd import matplotlib.pyplot as plt
amount=[1,2,3,4,5] gal=[16, 8, 4, 2, 1] cho=[5, 4, 3, 2, 1] eff=pd.DataFrame([amount, gal, cho], index=['수량', '갈비', '초밥']).T eff
수량 | 갈비 | 초밥 | |
---|---|---|---|
0 | 1 | 16 | 5 |
1 | 2 | 8 | 4 |
2 | 3 | 4 | 3 |
3 | 4 | 2 | 2 |
4 | 5 | 1 | 1 |
total=pd.DataFrame() for i in range(6): re=pd.DataFrame([i, 5-i, eff.iloc[:i,1 ].sum()+eff.iloc[:(5-i), 2].sum()]) total=pd.concat([total, re], axis=1) total=total.T total.columns=["gal", 'cho', 'totalEffect'] total
gal | cho | totalEffect | |
---|---|---|---|
0 | 0 | 5 | 15 |
0 | 1 | 4 | 30 |
0 | 2 | 3 | 36 |
0 | 3 | 2 | 37 |
0 | 4 | 1 | 35 |
0 | 5 | 0 | 31 |
그런데 이렇게 각 소비선택이 주는 효용의 크기를 일일이 계산하지 않고서는 효용이 가장 큰 상품묶음을 찾을 수 없을까요? 그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 바로 한계효용균등의 법칙이라는 것입니다. 한계효용균등의 법칙이란 예산제약에 맞추어 전체 효용을 최대로 하기 위해서 각 상품에 마지막으로 지출한 돈의 효용이 같아지도록 상품을 구입하면 된다는 원리입니다. 만약 각 상품에 대한 마지막 1원의 효용이 서로 다르게 소비하고 있다면 소비선택을 달리하여 효용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의 예에서도 효용을 극대화하는 소비묶음에서 3번째 갈비의 한계효용과 2번째 초밥의 한계효용이 모두 4로 같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우리가 하는 소비활동은 위의 예처럼 간단하지도 않고 설사 간단하더라도 한계효용이 얼마인지 정확히 계산해 가면서 소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 뿐 이미 상품을 실제 구입할 때마다 각 상품의 소비로부터 얻는 한계효용을 같게 하는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각 상품 1원어치의 한계효용이 균등하여, 주어진 소득으로 한 상품을 덜 소비하고 다른 상품을 더 소비해도 전체효용이 더 이상 증가되지 않을 때 소비자는 최대의 효용을 얻게 됨
- 과소비: 자신의 현재 및 미래 소득 수준이나 한정된 예산을 감안할 때 향후 경제생활에 큰 부담을 초래하는 소비
- 과시소비: 효용을 얻기 위한 목적보다 금전력이나 지위를 남에게 과시할 목적으로 하는 소비
- 모방소비: 꼭 필요하지 않으나 소비자들의 상위지향적 욕망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주위 사람 또는 상위계층을 따라하는 소비
- 충동소비: 사전 구매 계획없이 구매현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구매자극을 받아 충동적으로 하는 소비
가성비는‘가격 대비 성능’의 줄임 말입니다. 소비자가 지급한 가격에 비해 제품의 성능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큰 효용을 주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라 할 수 있습니다. 가심비란 가성비에서 파생된 단어로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을 뜻합니다. 이는 실질적으로 유용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자신의 만족감을 채우는 것을 더 중시하며 이를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단어입니다. 가성비만 따지거나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며 행해졌던 소비에서 ‘나’ 중심의 소비로 바뀌면서 소비 형태도 ‘심리적 만족 극대화’와 ‘불필요한 소비의 최소화’로 나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최근 어른들이 어린이 상품을 구매하는 키덜트(어린이를 뜻하는‘Kid’와 어른을 뜻하는‘Adult’의 합성어) 소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키덜트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현실적인 쓸모보다는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옷이나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처럼 상품의 사용가치를 따지는 게 아니라 옛 만화와 게임 속 캐릭터 인형을 구매함으로써 심리적 만족감을 채우려고 합니다. 이는 가심비를 중시하는 최근 소비 행태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키덜트족의 소비행태는 합리적인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합리적 소비란 소비자가 상품의 가격과 품질 등을 고려해 그 상품을 소비할 때 얻게 되는 만족을 극대화하는 소비행위를 가리킵니다. 키덜트족의 소비는 전통적 경제학 이론의 전제가 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경제적 인간), 즉 정서나 감정을 배제하고 합리적 선택을 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람들의 소비는 심리와 감성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키덜트족의 소비문화는 경제현상을 설명할 때 주관적 요소의 중요성이 점차 인정되는 최근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보라 "가족과 함께 읽는 교실"-
다음으로 가격과 품질에 근거하여 선택하여야 합니다. 무조건 대형이나 외제를 선호하기보다는 가격과 품질과의 관계를 적절히 고려하여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각 개인의 생활여건과 편리성을 따져 물건을 고르고 가격과 품질, 실용성 등을 고루 살펴보고 비교한 후 구매를 결정합니다. 소비자 정보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품질과 가격 면에서 만족스러운 상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신문, 잡지 등을 통해 얻은 객관적이 정보와 소비자단체 등의 상품 테스트 결과 생활 정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생산적인 소비활동이 필요합니다. 생산적인 소비는 미래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같은 지출을 하더라도 더 나은 삶을 위한 수단으로 소비하는 것입니다. 유흥비 지출과 같은 일회성 소비를 자제하고 미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되는 소비를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기업은 경제의 '엔진'
기업의 힘
가계, 기업, 정부가 모두 생산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경제주체는 기업입니다. 무슨 일이든 전문으로 한다는 것은 같은 비용과 노력을 들였을 때 다른 집단에 비하여 더 높은 효율성을 갖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은 높은 비용과 위험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품질의 상품이나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상품을 낮은 비용으로 생산하여 이윤을 남기고자 합니다. 경제성장은 기업의 이러한 생산증가로 얻어지는 소득을 남기고자 합니다. 경제성장은 기업의 이러한 생산증가로 얻어지는 소득증가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기업은 경제를 성장시키는 원동력, 즉 엔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생산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기업은 일자리를 만들어 냅니다. 예를 들어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 지역경제의 고용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광역시 일부 구의 주민은 대부분 두 회사의 임직원 및 가족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방자치 단체나 세계 각국이 여러가지 혜택을 주면서 경쟁적으로 공업단지나 외국인 기업을 유치하려고 하는 것은 지역 주민이나 주민의 고용문제를 해결해 주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나아가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에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과 같은 우리 기업은 외국에 잘 알려져 있습니다.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의 생산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세계로 많은 제품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은행 발표 기준으로 2018년 우리나라의 인구규모는 세계 27위, 국민총소득은 11위이지만 이들 산업의 생산은 세계 5위권 내외를 기록하면서 외국에서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를 크게 높여주고 있습니다.
생산활동과 이윤
기업의 목적은 보다 많은 이윤을 남기는 것입니다. 이윤이란 판매수입에서 생산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뺀 것이므로 이윤을 크게 한다는 것은 판매수입과 생산비용의 차이가 가장 크게 되는 수준을 만드는 것입니다. 생산량이 늘어나면 판매수입이 증가하지만 비용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이윤을 늘리는 데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기업은 새로운 한 단위를 더 생산하여 판매한 수입과 그 한 단위를 더 만들 때 들어가는 비용을 비교하여, 추가적인 수입이 추가적인 비용보다 많으면 생산을 계속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생산을 멈추게 됩니다. 따라서 판매수입과 생산비용을 동시에 고려하여 생산량을 결정하게 됩니다.
기업의 생산활동에 들어간 비용은 실제 지불한 비용 뿐만 아리라 직접 지불하지는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들어간 비용도 포함한 기회비용으로 해야 합니다. 기업의 회계장부에는 인건비, 물건비, 임대료, 지급이자 등 실제로 경비가 지출된 것만이 비용으로 처리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 이런 비용만을 생산비용으로 생각하기 쉽니다. 이렇게 실제 지출된 비용을 회계비용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이렇게 실제 지출한 회계비용만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방식은 비용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회비용이라는 관점에서 봐야만 비로소 진정한 비용의 의미를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생산과정의 기회비용은 실질적인 의미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모든 비용을 포함하여 생각하여야 합니다. 다시 말해 눈에 보이는 회계비용 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까지를 고려하여 기회비용을 계산하게 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암묵적 비용이라 부르는데, 기업이 스스로 소유하고 있는 자원을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A는 연봉이 1억 원인 회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회사를 그만두고 모아둔 예금으로 빵집을 차리려고 합니다. 빵집을 운영하는 데 드는 연간 비용은 임대료 2,000만 원, 시설대여료 1,000만 원, 사무용품 1,000만 원, 아르바이트생 월급 2,000만 원입니다. 그리고 이 돈은 저금해두었던 연이율 3%의 통장에서 충당하였습니다. 이 경우 빵집 개업에 따른 명시적 비용은 임대료, 시설대여료, 사무용품 비용, 아르바이트생 월급을 합하여 연 6,000만 원입니다. 한편 암묵적 비용에는 본인의 연봉 1억 원과 6,000만 원을 예금했을 때의 이자인 180만 원(6,000만 원 × 3%)이 포함됩니다. 따라서 기회비용은 명시적 비용(6,000만 원)과 암묵적 비용(1억 원 및 180만 원)을 합하여 생각하여야 합니다.
비용의 경우와 비슷하게 기업이 얻는 이윤도 회계상 이윤과 경제적 이윤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회계상 이윤은 총수입에서 회계비용을 뺀 나머지를 말합니다. 반면에 경제적 이윤은 총수입에서 기회비용을 빼서 구합니다. 따라서 경제적 이윤은 회계상 이윤보다 작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음 표에서 보는 것처럼 경제적 이윤과 회계상 이윤의 차이는 이윤을 계산할 때 암묵적 비용까지도 고려했는지의 여부에 있습니다.
총수입에서 기회비용을 뺀 나머지를 뜻하며 암묵적 비용 만큼의 차이가 있음
총수입 | ||
회계비용 | 회계상 이윤 | |
회계비용 | 암묵적 비용 | 경제적 이윤 |
기회비용 |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얼핏 생각하면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생산단가가 높아질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같은 공산품들은 오히려 대량으로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어야 가격경쟁력이 생깁니다. 이 산업들은 규모가 커질수록 생산단가가 낮아지는 생산기술 상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규모가 커지면서 생산단가가 낮아질 때 규모의 경제가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오늘날 많은 산업에서 인수 ·합병(M&A)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규모의 경제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데에도 그 동기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생산물당 평균비용이 감소하는 현상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생산규모가 커지면서 분업에 의한 전문화가 가능한 데서 규모의 경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는 핀 만드는 공장의 예를 들어 분업이 생산의 효율성을 얼마나 많이 행상시킬 수 있는가를 설명하였습니다. 하루 몇 십개의 핀을 만들 정도인 작은 생산규모에서는 한 사람이 철사를 만들고 자르고 뾰족하게 만드는 일을 모두 도맡아서 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생산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어 핀 하나의 생산단가가 무척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보면 분업에 의한 전문화가 가능해지는 데서 규모의 경제가 생길 수 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순수하게 기술적인 요인에 의해서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공학에서는 어떤 시설의 용량을 증가시키는 데 소요되는 비용과 관련해 소위 '0.6규칙'이라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규칙은 시설용량을 k배 증가시키려고 할 때 이에 드는 비용은 k×0.6배로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돗물의 생산능력의 두 배로 증가시키는 데 드는 비용은 원래 비용의 두 배가 아니라 2×0.6배, 즉 1.52배가 된다는 말입니다. 나아가 생산능력이 세 배가 되려면 비용이 1.93배, 네 배가 되려면 2.03배라는 식으로 변해 갑니다. 이는 수돗물 1톤당의 생산단가가 점차 떨어지는 규모의 경제가 나타날 것임을 뜻합니다.
규모의 경제와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생산품의 종류가 많을수록 비용이 적개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용차와 트럭을 각각 하나씩의 기업이 생산하는 것보다 한 기업이 이 두 상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 기업이 여러 상품을 동시에 생산함으로써 비용 상의 이점이 생길 때 범위의 경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한 예로 어떤 기업이 승용차 5천 대를 생산하는 데 500억 원의 비용이 들고, 다른 기업이 트럭 2천 대를 생산하는 데 300억 원이 든다고 합시다. 만약 이 중 어느 한 기업이 승용차 5천대와 트럭 2천 대를 동시에 생산할 경우 800억 원보다 더 적은 비용, 예컨데 700억 원의 비용이 든다면 범위의 경제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생산품의 종류가 많을수록 평균비용이 감소하는 현상
범위의 경제는 상품의 성격이 유사한 결합생산물의 경우에 잘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구두와 핸드백, 쇠고기와 소가죽, 닭고기와 달걀 등과 같은 상품은 그 성격상 같은 기업에 의해 함께 생산되는 경우가 자연스러운 결합생산물의 예들입니다. 또한 생산시설이나 유통망을 여러 가지 다른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데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도 범위의 경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때로는 한 상품의 생산과정에서 가치 있는 부산물이 생기기 때문에 범위의 경제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업자 정신과 기업윤리
여러 제약과 리스크 등에도 불구하고 투자확대, 사업 다각화, 시장 개척 등의 방법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업가의 모험정신
기업가정신(enterpreneurship)이란 일반적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이 기업을 설립하고 사업을 혁신하는 의지와 능력'이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기업이 생산활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생산요소로 천연자원, 노동, 자본의 3가지를 꼽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기에 한 가지를 추가하여 기업가 정신을 제4의 생산요소라고 합니다. 실제로 기업이 생산활동을 하는데에는 많은 비용과 위험이 따릅니다. 원료나 종업원, 생산기술 등을 확보하여야 하고 계획 하였던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거나 생산한 제품이 소비자에 의해 선택될지 알 수 없는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서 생산활동을 합니다. 기업가정신을 주창한 대표적인 경제학자로 슘페터(Joseph Alois Schumpeter)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는 새로운 생산방법과 새로운 상품 개발 등 기술혁신을 통해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에 앞장서는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기업가정신은 특히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발휘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데 기업가정신이 필요합니다. 아직 시장에 유통되지 않고 있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새롭게 제공할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다음으로 현존하는 생산 기술이나 방법을 혁신하는 일입니다. 생산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방법을 도입하거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생산요소를 사용하고 있는 생산요소를 보다 저렴한 생산요소로 대체하는 것을 모색하여야 합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에도 기업가가정신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상품을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했더라고 이를 판매할 시장이 없으면 빛을 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더 이상 늘어날 수요가 없는 시장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가운데 하나로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을 말합니다. 그러나 기업은 상품을 생산하여 이윤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해서 생겨난 경제주체입니다. 기업은 생산과정에서 생산요소의 공급자에게는 소득을 창출시켜 경제적 생활을 영위하게 하며, 자신은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기술혁신을 주도하여 부를 축적합니다. 따라서 기업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고용을 창출하여 근로자에게 봉급을 제때에 지급함은 물론 국가에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는 것으로도 사회적 책임를 충분히 다하는 것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왜 기업윤리가 강조되는 것일까요? 기업들이 대형화되면서 경제력 집중이 가속화되고 기업들의 의사결정이 사회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을 인식하여 많은 기업들은 ‘정도경영’이나 ‘열린경영’ 등의 슬로건을 내걸고 기업 경영성과를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경영전략의 하나로 실행하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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