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본 글은 한국은행의 "알기 쉬운 경제이야기" 첫째 마당의 모든 내용을 블로그 형식으로 다시 작성한 것입니다.
생활과 경제
1. 왜 경제이해력이 중요한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은 경제와 연관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해서는 건강한 가운데 가정과 직장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적절한 성취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여기에 경제적으로 윤택한 것도 행복한 삶의 여러가지 조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 물질문명에 대해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풍요가 행복의 한 요소인 것만은 틀림없습 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은 경제적 의사결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의사결정을 계속하지 않을 수 없 습니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장을 볼 때 일반 채소를 살 것인지 조금 비싸더라도 유기농 채소를 살 것인지를 비롯해 택시를 탈까 버스를 탈까와 같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의 사소한 결정에서부터 대학진학 여부, 직업 선택, 주택 구입 등 크고 중요한 결정에 이르기까지 어떤 결정을 해야만 할 때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이러한 의사결정을 할 때 경제상식과 지식을 적절히 활용한 경제적 사고방식은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큰 도 움이됩니다.
그렇다고 경제지식이 사람들을 곧바로 부유하게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학 강의 첫 시간에 교수들이 강조하는 말은 "경제학이 부자가 될 수 있게 돈 버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문이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제지식이 왜 필요할까요? 과연 이 책을 읽기 위해 투자한 시간의 가치에 상당하는 결실이 돌아올까요? 경제상식이나 지식이 많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곧 부자가 되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참 좋을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저명한 경제학자라고 해서 반드시 부자가 아 니었던것은 이것을 잘 대변해줍니다.
경제상식이나 지식이 우리를 한 순간에 부자로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일상사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서 장기적으로 보면 개개인의 행복을 크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주식 투자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경제지식이 단기적으로 주식으로 돈을 버는 기법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위험을 분산하고 경제의 흐름을 이해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손실을 최소화 하고 나아가 재산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국민경제 운영 성과는 국민의 경제 이해력에 비례
이러한 경제상식과 지식이 세계경제와 나라경제에서 여러 가지 경제현상의 흐름과 실태, 그 인과관계 등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이를테면 수출이 잘 되고 있는데도 국내 경기가 왜 좋지 않다고 하는지, 환율이 매일 변동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경기가 나쁜데도 물가는 왜 오르는 지, 왜 농산물이나 영화시장의 개방을 늦추고 자 주장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대응책은 무엇인지 등에 관한 많은 의문을 해소시켜 줍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개인보다 정부가 더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나라를 운영한다고 생각 합니다. 이것은 꼭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이 일반인보다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선택한 정부의 역량을 믿고 나라 경제 운영을 맡깁니다.
그래서 나라경제를 잘 운영할 수 있는 훌륭한 정치인과 공직자를 선출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력을 갖춘 시민이 요구됩니다. 한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이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에 달려 있는 것처럼 한 나라의 경제운영 성과는 국민의 경제 이해력 수준에 비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민경제와 정부정책을 제개로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경제이해력을 갖추는 것은 나라경제의 발전에 직결된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내려면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역량은 물론이고 축구를 둘러싼 생태계의 역량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한 국가가 보다 높은 경제적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량과 함께 국민의 합리적 사고와 경제 이해력이 제고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달성하는 방법의 하나가 바로 교육을 통해 사회구성원의 역량을 높이는 것입니다. 경제교육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가 바뀌고 합리적 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된다면 궁극적으로 국민 경제가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보다 바람직한 성과를 얻는 토대가 마련될 것입니다.
생활은 선택의 연속
경제생활은 선택의 연속-선택은 행복의 최대화 과정
일상생활은 경제활동의 연속입니다. 일반적으로 옷과 음식, 냉장고와 자동차 같은 재화나 관광, 금융, 오락과 같은 서비스를 생산, 분배, 소비하는 것을 모두 경제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에 기초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또 그때그때 여러가지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재화와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필요한 재화와 서비를 모두 자급자족할 수 없으므로 이것을 구입하려면 소득이 있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직업을 가지고 생산활동에 참여하며 이렇게 하여 생산한 상품이나 서비스는 시장을 통해 거래돼 필요한 사람에서 분배되는데 이것이 모두 경제할동입니다.
경제활동은 끊임없는 선택을 요구합니다.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행복은 소비의 양과 질에 비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다 채울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국 사람들은 소득, 재산 등과 같은 자신의 능력 범위 내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여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망을 채울수 있는 자원이 부족한 것을 경제용어로 희소성이라고 표현합니다. 예전에는 공기나 물을 희소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자유재(free goods)로 구분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공기나 오염되지 않은 물조차 더 이상 공짜로 가질 수 있는 재화가 아닙니다. 양질의 생수는 일반 청량음료 수준의 가격을 치르고 사 먹는 것이 이미 보편화되었고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하여 힘들게 돈과 시간을 들여 휴양림을 찾아가는 것이 흔한 일이 되고 있습니다.
경제문제는 이렇게 이용가능한 자원이 희소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즉,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없다는 데에서 경제문제가 출발합니다. 경제문제는 크게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생산할 것인지,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 또 생산된 재화를 어떻게 나누어야 할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선택의 문제가 직면하게 됩니다. 즉, 합리적인 선택이 필요한 것입니다.
선택과 포기는 언제나 함께 발생
우리는 경제생활에서 희소성 때문에 선택을 하며 살고 있는데, 모든 선택에는 항상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대가가 뒤따릅니다. 즉 선택과 선택의 대가인 포기는 언제나 함께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일을 하려면 노는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주부가 생활비를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좋은 음식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도 있고 자녀들에 대한 교육비에 더 많이 쓸 수도 있습니다. 한 곳에 돈을 더쓰면 다른곳에 쓸돈이 줄어듭니다. 나라경제 전체의 경우에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지나치게 성장을 추구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하여 너무 긴축하면 생산활동이 둔화되어 실업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하나를 가지면 다른 하나를 잃는 기회비용
모든 경제적 결정에는 대가를 지급해야 합니다. 따라서 최선의 선택을 하려면 각각의 다른 선택 대안에 대하여 이득과 손실, 편익과 비용을 따져보고 서로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경제적 선택을 하는 데 고려되어야 하는 올바른 비용의 개념은 그 선택으로 직접 발생되는 명시적 또는 회계적 비용뿐 아니라 그 선택에 따른 암묵적 비용도 반드시 포함하여야 합니다. 즉 다른 선택의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합하여 생각하여야 합니다. 이를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퇴근 후 친한 친구와 생맥주 한 잔을 할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이 경우 명시적인 비용은 술값이지만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 하였을 선택, 예를 들어 집에서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독서하는 값어치를 추가하여 전체비용을 고려해야 합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또는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와 같은 말이 있는데 이는 기회비용의 의미를 잘 말해줍니다.
무엇을 선택하려면 다른 것을 포기하여야 하는데 포기하는 것 중에서 제일 아쉬운 것의 가치를 말함
희소성때문에 모든사람들은선택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경제현상을 분석할 때 비용은 기회비용 개념으로 계산하는 것이 올바릅니다. 기회비용은 보통 회계장부에 기록하는 명시적 비용은 물론 암묵적 비용을 모두 포함합니다. 기회비용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정도 이상으로 큰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교육의 기회비용을 생각해볼까요? 우선 등록금, 책값, 하숙비, 잡비 등의 명시적인 비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교육의 기회비용은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여기에 대학을 다니지 않았을 경우 취직해서 벌수 있는 돈을 포함시켜야 합니다. 이번에는 공장 운영을 위해 자신 소유의 건물을 사용하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이 경우 자신의 건물에 대해 임대료를 직접 내는 것은 아니지만 남에게 빌려주면 받을 수 있는 임대료를 공장 운영을 위해 포기한 셈이므로 실질적으로는 비용이 발생한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포기한 임대료를 기회비용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선택을 할때 어떤 선택의 결과로 치르는 희생, 즉 기회비용이 그 선택의 결과로 누리게 되는 편익보다 적은 것을 선택의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선택의 대안 가운데 같은 비용이 들어간다면 편익이 가장 큰 대안을, 그리고 편익이 같은 크기라면 비용이 가장 적게드는 대안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우리속담에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은 주어진 예산제약 범위 내에서 만족을 최대화하는 합리적 선택의 기준을 나타내는 좋은예 입니다.
저축도 하나의 경제적인 선택입니다.어려울 때를 대비하거나 목돈을 만들기 위한 저축은 결과적으로 미래 소비생활에 쓰이게 됩니다. 따라서 저축은 미래 소비와 현재 소비 사이의 선택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공부는 기본개념의 이해에서 시작
한계적으로 생각하여야 합리적 의사결정
앞으로 우리는 희소성 때문에 발생하는 경제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편익과 비용을 비교해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에서는 이에 덧붙여 편익과 비용의 비교를 한계적으로 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개인이나 기업은 선택에 따라 추가적으로 늘어나는 편익과 비용의 크기를 비교하여, 즉, 한계적으로 생각하여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랜만에 가족과 함깨 뷔페식상에 갔다고 가정해 봅시다. 여러가지 맛있는 음식을 먹다 보면 배가 부르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더 먹어야 할지 그만 먹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비싼 뷔페요금을 생각해서 맛이 없더라도 더 먹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을 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는 더 먹든 안 먹든 요금은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미 지불한 요금을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처럼 지불되고 난 뒤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매몰비용(sunk cost)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추가로 먹을 때 얼마나 더 행복감을 느낄 지와 추가로 먹음에 따른 배탈의 가능성 등 불쾌감을 비교해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미 지불되어 다시는 회수할 수 없는 비용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에서 고려할 필요가 없음. 따라서 어떤 선택을 할 때 선택에 따른 편익은 극대화하고 비용은 최소화하되 이미 지출된 매몰비용은 무시하는 것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임.
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느 항공사가 예약 없이 공항에서 대기하다가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에게 항공료를 얼마 받아야 하는지 결정한다고 합니다. 300석의 비행기가 서울에서 목적이지인 뉴욕까지 운항하는 데 30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면 좌석당 평균비용은 1000 달러가 됩니다. 만일 좌석의 여분은 많고 승객 한명이 600 달러에 가겠다고 한다면 항공사는 이 사람을 태워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승객 한 명을 더 태우면 추가적인 수입은 600달러이지만 추가적인 비용은 기내식 비용 정도 일 것입니다. 따라서 답은 명확하겠지요.
위의 사례에서와 같이 선택에 따르는 추가적인 행복과 추가적인 희생 을 비교하여 선택하는 것이 경제적 사고방식에 의한 의사결정인 것입니 다. 실제 생활에서 우리는 이미 이러한 원칙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효용을 가장 크게 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행동이나 이윤을 최대 화하고자 하는 기업의 행동에서 이 한계의 원칙은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 습니다.
유인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한편 경제주체들이 편익과 비용 개념을 한계적으로 고려하여 의사결정을 할 때, 주변 여건이 비뀌면 의사결정에 영향을 받습니다. 이처럼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여건의 변화를 유인(incentive)이라고 합니다. 만약 어떤 이유로 유기농 채소의 값이 오르면 특별히 유기농 채소를 고집하지 않는 사람은 일반 채소로 대체할 것입니다. 농가의 입장에서는 값이 올라 이윤이 증가하므로 유기 농지를 넓히고 인부를 더 고용하여 생산을 늘릴 것입니다.
나라경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늘어나는 복지비 지출로 인해 재 정적자가 누적되어 정부가 재정균형을 위해 소득세와 법인세의 세율을 인 상하는 방법을 채택하였다고 가정하여 봅시다.이 방법은 단기적으로는 세 수를 증가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율인상이 점차 국민의 조세에 대한 저항과 함께 근로 및 투자 의욕의 감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세율인상은 나라의 총생산을 줄어들게 함으로써 종국에는 오히려 세수를 감소시킬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선택하는 데 중요한 고려요소가 되는 각종 규제, 조세제도 등의 유인을 변화시킬 때에는 이 변화에 대한 경제주체의 반응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특히 경제정책 담당자가 정책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가 유인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항상 유의하여야 합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은 종업원들이 열심히 일하도록 인센티브 제도를 잘 운용하 고 있다고 합니다.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진국들은 대체로 이러한 유 인제도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반응을 고려하여 적절한 제도로서 잘 발전시 킨 나라라고 하겠습니다.
수요와 공급은 모든 경제현상을 이해하는 필수 개념
수요는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일정한 가격을 치르고 사려고 하는 의도를 말합니다. 공급은 생산자가 어떤 가격에 판매하고자 하는 의도를 말합니다. 수요는 주관적으로 느끼는 행복을 최대화하려는 고비자의 합리적 의사 결정입니다. 따라서 그 상품의 가격, 소비자의 소득 및 기호 등과 같은 요인에 영향을 받아 변합니다. 마찬가지로 공급은 이윤을 최대화하려는 생산자의 합리적 의사결정 결과이며 상품 가격과 생산비용 등의 움직임에 따라 변합니다.
일반적으로 각기 다른 힘이 평형을 이루는 상태를 균형이라고 합니다. 시장의 균형도 비슷한 의미를 갖습니다. 균형가격에서는 소비자들이 구입하고자 하는 구량과 판매자들이 공급하고자 하는 구량이 일치합니다. 달리말하면 시장에서의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은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만약 주어진 가격에서 수요량이 공급량보다 많으면 가격이 상승하고 그 반대의 겨우에는 가격이 하락합니다. 물론 개인이나 개별 기업이 시장 전체의 수요 변동을 현실에서 관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명절 때 선물을 사려고 늘어선 손님의 줄을 보거나 판매 기업의 재고 수준 변화를 보면 시장 수요와 공급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수요와 공급은 경제현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아주 기본적인 개념인 동시에 꼭 알아야 하는 중요한 분석수단 입니다.
미시경제는 나무, 거시경제는 숲
경제문제는 크게 미시경제와 거시경제의 두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습니다. 가계나 기업의 의사결정 등과 같이 개별 경제주체의 관점에서 경제행위를 분석하고 경제문제를 설명하는 것을 미시경제 분야라 하면 이는 나무 하나 하나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나라 경제의 전체적인 관점에서 국민 소득, 물가, 고용, 이자율, 환율과 같은 경제 변수간의 상호관계나 경제정책의 영향 등을 분석하는 것을 거시경제 분야라고 합니다. 거시경제는 숲 전체의 모양과 특성을 파악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산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숲과 나무의 모습을 모두 알아야 하듯이 이 두 분야를 모두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나라경제도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수많은 경제주체들의 개별적인 의사결정에 이루어지기 떄문에, 미시적 현상과 거시적 현상을 함께 잘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환의 이익과 가격의 변화
개인의 이익 추구에 의한 의사결정과 사유재산 제도의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 경제 질서는 한마디로 시장경제로 요약됩니다. 이러한 시장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교환에 참여하는 당사자 모두에게 이익을 줍니다. 예를 들어 김씨의 땅이 사과 재배에 적합한 데 비해 박씨의 땅은 쌀농사에 적합하다고 할 때 두 사람이 사과와 쌀 모두를 재배하기보다는 김씨는 사과에, 박씨는 쌀에 특화하면 전체 생산량이 늘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여 증가한 생산량을 교환하면 양쪽에 다 이득을 줍니다. 현대사회에서 자원의 희소성으로 인한 경제문제를 해결하는데 유용한수단은 전문화와 분업에 의해 생산을 늘려 교환하는 것입니다. 국가 간의 경우에도 각국이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상품에 생산을 특화하여 교역하면 서로에게 이익이 됩니다. 다만 국가간의 경우에는 국내와 달리 화폐간의 교환비율인 환율 등을 감안해야 하므로 국내거래보다 약간 복잡할 따름입니다
수많은 기업과 가계가 시장에서 상호작용하면서 분산된 의사결정에 의해 자원배분이 이루어지는 경제체제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신호의 역할을 하여 자원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생각해 보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는 누가 얼마를 어떻게 생산하고 누구에게 판매할 것인가 하는 것을 계획하거나 통제하고 지시하는 특별한 조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저긍로 볼 때, 특정 상품의 품귀 현상이 일어나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이 사지 목하는 경우는 거의 생기지 않습니다. 개별 기업은 어떠한 원리로 생산량을 결정할까요? 자기 회사의 물건을 사려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일일이 전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요량 설문조사를 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격의 역할에 그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개별 기업은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통해 소비자들의 수요가 어떤지를 알 수 있습니다.
자원이 주어져 있을 때 최대의 효과를 얻도록 자원을 사용하고, 일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자원을 최소로 하는 것
이제는 생활필수품이 된 휴대폰을 예로 들어봅시다. 같은 기능을 갖고 있는 경우 휴대폰의 원가에 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모델에 따라 가격차이가 상당히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능이 동일한데도 불구하고 어떤 모델의 가격이 타모델 가격보다 높은 것은 바로 그 제품을 사려고 하는 수요가 많다는 신호이며 제조업체는 이러한 신호에 따라 생산을 늘리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가격은 생산된 제품이 그것을 가장 원하는 경제주체에게 분배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사과의 가격이 오르면 일반 사람들은 사 과 소비를 줄이고 그 대신 값이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은 배와 같은 다른 과일을 더 소비할 것입니다. 그러나 가격이 올라도 전과 같이 과일을 소비해야만 행복감을 얻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와같이 가격은 한정된 자원으로 가장 큰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에게 적절히 나누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처럼 무엇을 생산할 것인지,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 또 생산된 재화를 어떻게 나누어야 할 것인지의 경제문제를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이 해결 해 줍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이러한 시장의 역할을 ‘보이지 않는 손’에 비유했습니다. 이러한 가격기구의 효율적인 자원배분 기능은 시장참가자의 경쟁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시장에서는 수많은 수요자와 공급자의 경쟁으로 균형 가격과 수량이 결정됩니다. 어느 한기업이 기술개발을 통해 동일한 상품을 시장가격보다 훨씬 싸게 공급한다면 많은 고객들이 그기업으로 몰려갑니다. 이경우 다른기업은 문을 닫거나 아니면 자신의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같이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동질의 제품을 가장 싸게 공급할 수 있는 기업만 시장에 남게 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퇴출되어 자신이 비교우위가 있는 다른 사업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시장경제는 제품을 가장 싸게 생산되도록 하여 자원 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한편 지본주의 시장경제와 대비되는 경제체제로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있습니다. 구소련이나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기 전의 중국, 베트남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계획경제에서는 국가가 직접 무엇을 얼마에 얼마만큼 생사 또는 판매하도록 정합니다. 얼핏 보아서는 의식주와 관려되는 상품의 가격을 국가가 무상 또는 인위저긍로 낮게 책정할 수 있어 분배 면에서 유리한 제도처럼 생각됩니다. 그러나 개인이 창의적으로 열심히 일해야 하는 유인이 없기 때문에 경제성장의 원천이 되는 기술진보와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원의 적재적소에 배분되지 않아 개인과 사회의 효용 및 후생극대화가 실현되지 안흔 문제점이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나라도 순수한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지는 않습니다.시장경제가 완벽하지 않아서 입니다. 시장경제는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나아가 높은 성장을 달성하는데 유용한 제도이지만 소득분배의 차이를 줄이지 못하는 등의 단점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경기변동과 실업 등으로 인해 경제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할 수 있으며 시장의 가격기능에만 맡기면 공공재가 충분히 공급되기 어려워질 수 도있습니다.이에따라 시장경제의 이러한 문제점을 완화하거나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의 시장개입이 필요하게됩니다.오늘날 대부분의 나라들은 정부가 시장경제체제에 일정부분 개입하는 경제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를 혼합경제라고 합니다.
경제현상 분석과 처방의 어려움
앞에서 기본적인 몇 가지 경제상식과 지식을 살펴보았습니다. 경제공부를 통해 이와 같은 경제지식을 갖출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경제문제가 모두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오해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나라경제 전체와 관련되는 경제정책 면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어느 한 부문에 이득이 되면 다른 부문에서 손실이 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경제문제에 대한 해답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경제학자 10명이 모이면 11가지 해답이 나온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 정도 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크루그만(Paul Krugman)은 경제 학이 물리학보다 어렵고 사회학보다 조금 쉽다고 표현했습니다. 복잡한 현실 경제는 실험실과 달라 과학적인 실험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물리보다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기계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 분석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연현상인 태풍은 수십 년 전이나 수백 년 전이나 그 양태가 거의 동일하지만 경제현상인 경기 변동과 인플레이션 등은 역사적으로 그 발생 원인이 다양해 그 결과나 미래를 정확히 예측 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복잡하고 다양한 경제사회 현상을 단순한 모형에 의해 분석하고 예측하는데는 많은 오류가 뒤따를 가능성이 큽니다. 설혹 현실성 있는 경제분석을 통해서 현상을 잘파악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해 적절히 처방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정책 유인이 변함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도 변화하기 때문에 정책수립자가 당초 생각했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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