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본 글은 한국은행의 "알기 쉬운 경제이야기" 둘째 마당의 모든 내용을 블로그 형식으로 다시 작성한 것입니다.
시장경제의 기초
시장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인다.
명절 귀성열차표를 구하기 어려운 이유
과거에는 우리나라의 고유 명절인 설이나 추석때가 되면 귀성열차표를 사려고 줄을 서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예매가 가능해져 줄을 서는 사람이 전보다 많이 줄었다고는 해도 이것 역시 사이버 상에서 줄을 서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인터셋 구매가 선착순으로 이루어져, 양이 한정되어 있는 표를 사려면 정해진 시각에 남보다 먼저 클릭하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컴퓨터를 접속해 놓고 기다려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돈을 주고도 마음대로 구입하지 못하는 것은 명절 기차표를 사려는 수요자가 공급량 보다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명절 기차표의 공급량과 가격이 고정되어 있는한, 차표에 대한 수요는 공급량을 초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가격기구가 원할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의 한 예입니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가격상승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공급이 증가하며, 반대의 경우는 가격이 하락하여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달성함으로써 경제 안의 생산 소비 분배가 조정되는 체계
가격기구가제대로 작용되지 못하는 경우, 선착순으로 판매하기도 하고 추첨을 통해 수요자를 고르기도 합니다. 심지어 어떤 판매자는 자신이 잘 아는 사람에게만 재화를 공급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가격기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여러가지 불편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 등 인기 스포츠 게임을 위해 입장권을 미리 구매한 암표상에개 정상가격보다 높은 웃돈을 주고사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20년 들어 신종코로나 바리어스 확산으로 마스크의 수요가 늘고 가격이 크게 오르자 이에 대응하여 정부가 약국을 통한 마스크 정액 판매제도를 도입하였는데 동 제도의 시행 추기에는 마스크 구매를 위해 약국 개점시간에 맞추어 긴 줄을 서야 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행히 대부분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가격기구가 잘 작동하는 시장경제 체제에 살고 있어 이러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격기구가 이러한 문제를 잘 해결해 주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형성되는 균형가격 수준에서 수요자는 돈을 지불하기만 하면 상품이나 서비스를 마음대로 소비할 수 있고 기업은 그 상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생산활동을 합니다. 이러한 균형가격은 경제 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격은 우선 경제주체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신호의 역할을 합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무엇을 얼마나 생산하고 구매할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가격의 높고 낮음은 소비자가 그 상품을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생산자가 그 상품을 생산하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에 관한 정보를 전달해 줍니다. 또한 생산을 통해 기업이 얼마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지에 대한 정보도 줍니다. 가격은 또한 경제활동의 동기를 제공하고 자원을 자율적으로 배분하는 기능을 합니다. 어떤 상품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그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에게 더 많은 생산할 동기를 부여하고 다른 사람에게 새롭게 그 상품의 생산에 참여할 유인을 제공합니다. 배추에 비해 무값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면 무를 더 재배하려는 동기를 갖게 하여 배추 재배 농가가 무 재배로 바꾸거나 경제 활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무 생산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남대문시장, 사이버시장
우리는 흔히 시장을 남대문 의류시장이나, 노량진 수산시장 등과 같이 눈에 보이는 시장만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그 보다 훨씬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개념으로 쓰입니다. 그래서 시장은 아주 다양한 형태를 취합니다. 우리 주변의 조그만 구멍가게나 포장마차를 비롯하여 주유소, 노점상, 복덕방도 일종의 시장입니다. 증권거래소나 법률사무소도 주식이나 법률서비스를 사고자 하는 사람과 팔고자 하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므로 시장입니다.
생산된 상품이나 서비스 뿐만 아니라 생산요소로 사용되는 천연자원, 노동과 자본도 수요와 공급의 힘에 의해 거래되고 있으므로 역시 시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각 프로야구 구단에서는 선수와 구단 사이에 연봉계약이 이루어지고 방송국에서는 연예인과의 사이에 출연계역을 맞으므로 그곳 역시 시장입니다. 예금을 하거나 대출을 받는 것고 각각 시장이 됩니다. 인터넷 상에도 홈쇼핑 같은 여러가지 사이버시장이 있습니다.
쌀시장 개방 압력, 교육시장 개방 대책마련 시급, 방송시장 개방 불가피등과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보면 쌀시장은 물론이고 교육과 방송도 각각 하나의 시장이며 외국이 우리나라 자체를 한 시장으로 보기도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종류의 시장을 종합해 보면 좀더 포괄적으로 시장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즉,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관한 정보가 교환되고 매매가 이루어지는 매개체 입니다. 전통적인 시장은 구체적인 장소에서 얼굴을 맞대는 관계에 의해 형성되어 왔으나 현대에는 외환시장과 같은 네트워크에 의해 장소를 초월하여 형성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시장은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시장에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두개의 힘이 항상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상품을 판매(공급)하려는 측과 구매 (수요)하려는 측의 힘이 항상 겨루면서 공급자는 보다 비싼가격으로, 수요자는 보다 싼 가격으로 거래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작동하는 '보이지 않는 손'
시장으로 상품들이 끊임없이 흘러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은 마치 누가 시킨 것처럼 질서정연합니다. 또한 귀한 물건의 값은 비싸고 흔한 물건의 값은 싼 것을 보면, 누가 세심하게 신경써서 그렇게 결정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그런 일들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상품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주고, 가격을 올리기도 내리기도 하는 시장의 기능을 보이지 않는 손에 비유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상품이 갑자기 귀해지면 시장에서는 그것의 가격이 저절로 올라가게 됩니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상품의 소비를 줄입니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귀해진 상품을 더욱 아껴 쓰기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오직 자신의 이익을 생각할 뿐, 남에게 이들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농민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쌀을 사는 사람은 없으며, 헐벗은 이웃을 걱정해 옷을 만들어 파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해서 혼란과 갈등이 계속될 것을 엄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장은 이렇게 얼핏 엉망진창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도 질서와 조화를 이루어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열 사람의 이익과 부합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우리가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이나 양조장 주인 또는 농부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기업은 일반적으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하지도 않거니와 자기가 얼마나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있는가도 알지 못한다. 다만 스스로의 안녕이나 이익을 위하여 행동할 뿐이다. 이렇게 하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손’의 인도를 받아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목적도 달성하게 된다. 즉 사리(私利)를 추구하는 가운데 공익(公益)도 저절로 증진된다. 이것이 의도적으로 공익을 증진시키려고 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공익을 더 효과적으로 증진 시킨다. 전체 사회의 복리가 아닌 자기 자신의 이익에 대한 추구는 자연적으로, 아니 필연적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에 가장 이익이 되는 방식을 취하도록 이끈다.
교환과 이득
어떤 사람이 시장에서 한 개에 800원 하는 사과 다섯 개를 샀다고 합시다. 나중에 그가 사과를 먹을 때 느끼는 즐거움은 그가 지불한 금액 4000원보다 더 클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귀찮음을 무릅쓰고 시간을 들여 시장까지 가서 사과를 사는 수고를 하려 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소비자는 어떤 물건을 살때, 언제나 그가 지불한 금액 이상의 만족감을 얻습니다. 그 만족감을 화폐단위로 표시하고 여기에서 지불한 금액을 빼면 바로 그 교환에서 소비자가 얻는 잉여(surplus)라는 뜻에서 소비자 잉여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똑같은 상품을 여러개 소비할 때 처음에는 매우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예컨대 사과 다섯 개를 먹는 소비자의 경우, 첫번째 사 과를 먹을 때의 만족감은 매우 크지만 두 번째 사과를 먹을 때의 만족감은 약간 작아집니다. 그러다가 세 번째, 네 번째로 가면 한층 더 만족감이 작아지게 됩니다. 이때, 사과 다섯 개를 산 소비자의 경우 다섯 번째 사과를 소비할 때의 만족감이 사과의 가격(800원)과 똑같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네 번째까지는 가격보다 더 큰 만족감을 얻지만, 마지막 다섯 번째에 가서는 만족감이 실제 지불한 가격과 똑같아지는 것입니다.
만약 다섯 번째 사과가 주는 만족감의 크기가 돈으로 따져 600원이라면 소비자는 그 다섯 번째 사과를 사려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불한 가격보다 더 작은 만족감을 주는 상품을 살 사람은 없습니다. 이번에는 다섯 번째 사과가 가격보다 더 큰 만족감, 예컨대 사과가 900원에 해당하는 만족감을 준다면 그것까지 사려고 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어떤 상품의 마지막 단위에서 나오는 만족감이 가격과 똑같아지는 수준에서 구입량이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품의 거래에서 소비자들만이 이득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 상대방, 즉 생산자도 이득을 얻는데, 이를 생산자 잉여라고 부릅니다. 생산자 잉여는 물건을 팔고 얻는 수입이 그것에 대해 최소한 받아야 겠다고 생각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사과를 생산한 사람이 사과 하나 하나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금액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갖는다고 합시다. 즉, 첫 번째 사과에 대해서는 400원, 두 번째는 500원, 세 번째는 600원, 네 번째는 700원, 그리고 다섯 번째는 800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우에도 마지막 다섯 번째의 사과에 대해 받아야겠다는 금액이 가격과 똑같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섯 개 보다 덜 팔거나 아니면 더 많이 파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생산자가 어떤 상품을 판매하여 꼭 얻어야 되겠다고 생각한 수입과 그 상품을 판매하여 얻은 실제 수입과의 차액
위의 예에 따르면, 사과를 생산해 파는 사람은 다섯 개에 최소한 3000원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가 얻는 수입은 4000원이 되므로, 1000원의 생산자이여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예로 들고 있는 사과의 거래를 통해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생산자는 생산자대로 이득을 얻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품의 교환으로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이를 두고 말하는 것입니다.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이와 같은 교환에서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를 합친 것에 해당하는 '사회 후생의 증가'가 생깁니다. 이를 사회적 잉여라고 부르는데, 사람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로이 상품을 교환할 때 이것이 가장 커질 수 있습니다.
경쟁은 시장경제 작동의 기본 전제
경제의 중요성
시장경제에서는 경쟁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각 경제주체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율적으로 시장에서 경제활동에 임하면서 다양한 경쟁을 합니다. 가격경쟁을 비롯해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경쟁, 보다 앞선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한 경쟁,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경쟁, 보다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한 경쟁 등 무수히 많습니다. 시장 경제에서 경쟁이 중요한 이유는 경쟁이 시장의 가격기구가 잘 작동하도록 하는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가격이 시장지배력을 가진 몇 개의 기업에 의해서만 정해진다면 가격은 자원의 상대적 희소성을 나타내주는 신호의 구실을 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되면 효율적이지 않은 기업과 산업이 번성하는 반면 유망한 산업은 발전하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자원을 비호율적으로 배분하게 됩니다.
경쟁은 나아가 기술진보를 유발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합니다. 경쟁이 없고 독점이윤을 장기적으로 누리는 기업이나 산업은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치열한 시장경쟁이 인력개발과 기술진보를 가져와 경제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는 것은 선진국의 사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경쟁이 무조건 좋은 결과만을 가져온다는 것은 아닙니다. 경쟁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이루어질 때에만 경쟁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경쟁이란, 자유로운 시장참여와 경쟁 그리고 자율적 의사에의 한 거래를 의미합니다. 한편 공정하다는 것은 경쟁이 가격, 품질, 서비스 등을 수단으로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거래에 있어 강매, 기만, 우월적 지위행사 등이 배제된 상태를 말합니다.
시장경제의 이상-완전경쟁시장
이름에서 집작할 수 있듯이 현실적으로 완전경쟁시장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물리학에서의 진공상태와 마찬가지로 완전경쟁시장이 현실적으로는 존재하기 어렵지만 이상적인 시장형태의 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즉, 현실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시장조직을 평가하는 잣대의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사람들은 완전경쟁시장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시장이 완전경쟁시장이라고 말할 수 있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모두 갖추어져야 합니다. 먼저, 생산과 거래대상이 되는 상품의 품질은 같아야 합니다. 품질에 차이가 있으면 당연히 가격이 달리 형성됩니다. 둘째, 개별 경제주체가 가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을 정도로 수요자와 생산자의 수가 많아야 합니다. 즉, 모든 시장참가자들은 가격을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가격수용자(price-taker)입니다. 셋째, 모든 시장참가자들은 거래와 시장 여건에 관해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정보수집과 이용에 따른 어떠한 시간적 금전적 비용도 없어야 합니다. 끝으로, 모든 시장참가들의 자유로운 시장 진입과 이탈은 물론 생산요소의 자유로은 이동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완전경쟁시장에서 앞에 설명한 가격의 신호기능이 재대로 작동합니다. 시장 가격 수준에서 기업은 생산에 계속 참여할 것이고 수요자는 원하는 만큼 소비를 결정합니다. 또 이 과정에서 자원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잘 배분되어 경제문제가 해결됩니다.
수많은 가계와 기업이 주어진 시장가격하에서 동질의 상품을 자유스럽게 사고파는 시장을 말함. 어떠한 생산요소나 기업도 자유롭게 들어오고 빠져나갈 수 있으며 누구나 완전한 시장정보를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이상적인 시장
현실에서 완전경쟁시장이 성립하기 위한 조건들을 모두 충족시키는 시장의 예를 찾기는 무척 힘들다. 다른 조건은 고사하고,무엇보다도 우선 한 산업 안에 여러 개의 기업이 경쟁하고 있는 경우를 발견하기 힘든 상황이다. 어느 나라든 대부분의 산업에서 불과 몇 안되는 기업들이 독과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중략)
어떤 산업 안의 경쟁기업 수가 적더라도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기만 한다면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따라서 최근에는 어떤 시장에서의 표면적 경쟁형태가 무엇이든 상관하지 않고,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의 여부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유적으로 말해, 완전경쟁시장이 되지는 못해도 이를 흉내 낼 수 있으면 된다는 식으로 인식이 바뀌어 가고 있는것이다. 경합시장 이론에 따르면, 기업의 수가 아무리 적어도 진입과 이탈의 장벽만 없다면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다. 경합시장이란 진입과 이탈의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을 뜻한다. 따라서 이 시장 안의 기업은 잠재적인 진입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이 때문에 가격을 한계비용 이상의 수준으로 올리지 못한다. 경합시장 이론은 이와 같은 근거에서 진입과 이탈의 장벽만 제거하면 완전경쟁시장에서와 같은 효율적 자원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진입과 이탈의 장벽을 제거하는 정책이‘완전경쟁시장 흉내내기’의 좋은 예라고 말할 수 있다.
자료:이준구외,‘경제학들어가기’
시장경제는 4인방이 뛴다
우리는 누구나 경제주체
시장경제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행위자를 경제주체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형태의 경제활동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생산과 소비가 있습니다. 생산과 소비는 모든 경제주체가 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생산은 주로 기업에 의해, 그리고 소비는 주로 가계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정부는 민간이 공급하기 어려운 공공재를 생산하며 이를 위해 세금을 거두어 물품을 구입하고 공무원을 고용합니다.
자기의 의지와 판단에 의해 경제활동을 행하는 주체로 가계, 기업, 정부, 국외부문의 4가지로 구분
세계가 하나로 지구촌화되면서 우리의 경제활동은 국내 경제주체 사이뿐만 아니라 외국과도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개방경제에서는 국외부문을 별도의 한 경제주체로 따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경제라는 운동장에는 가계, 기업, 정부, 국외의 4인방이 선수로 뛰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각 경제주체는 시장경제에서 일정한 목표를 갖고 경제활동을 하면서 역할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가계는 노동력 제공 등을 통해 얻은 소득으로 소비하고 나머지를 저축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소비를 통해 얻는 욕망의 만족감, 즉 효용을 극대화하려고 합니다.
기업은 여러가지 생산요소를 적절히 활용하여 각종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면서, 이윤극대화를 목표로 합니다. 정부는 공공재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시장경제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여러가지 법규를 제정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하며 사회 전체의 후생을 극대화하는 데 목표를 둡니다. 국외 부문은 우리나라에 부족한 재화를 공급하는 한편 우리나라가 생산한 물품을 구입하는 시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 | 국외부문 | ||
---|---|---|---|
민간 | 공공 | 민간 | 공공 |
가계 (소비를 통한 효용극대화) | 정부 (사회 전체의 후생극대화) | 가계 | 정부 |
기업 (생산을 통한 이윤극대화) | 기업 |
상품 | 자유재 | 햇빛, 공기, 물, 바람 등 | |
---|---|---|---|
경제재 | 생산재 | 원료, 재료 등 | |
소비재 | 식품, 가구, 의류 등 | ||
서비스 | 교육, 의료, 운송 등 |
경제주체별 역할 분담
가계는 자율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가구 또는 각 자연인을 말합니다. 시장경제에서 가계가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소비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소비란 자신이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행위입 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다’는 말처럼 가계의 소비 선택은 결국 기업이 무엇을 얼마만큼 생산할 것인가를 결정하도록 해줍니다.
가계는 또한 다른 경제주체인 기업이나 정부에게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생산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용되지 않고 자영업을 운영하거나 가족을 위해 요리나 세탁을 하는 등 직접 생산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아울러 소득 가운데 소비하고 남은 부분을 금융기관에 저축함로써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의 원천을 제공하는 역할도 합니다.
기업은 천연자원, 노동, 자본이라는 생산요소를 투입하여 각종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경제주체입니다. 즉,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각종 상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일입니다. 기업은 시장에서 잘 팔리는 물건을 만들어내야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며, 이러한 기업활동은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기업은 생산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를 고용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들어 냅니다.
정부는 시장경제에서 시장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규칙을 만들고 집행하는 일을 합니다. 예를 들어 공해 발생을 방지하거나 경쟁을 저해하는 불공정 거래를 막는 일 등을 합니다. 국민으로부터 받은 조세 등을 재원으로 하여 특정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도 합니다. 즉, 시장기능에만 맡길 경우 공급되지 않을 수 있는 국방, 외교, 치안 등 공공재와 경제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필요한 댐,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을 생산합니다. 정부는 또한 소득분배의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경제활동의 결과인 소득을 시장원리에만 맡겨둔다면 사회구성원 간의 소득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완화하기 위해 누진세재와 다양한 사회 보장제도를 운영합니다.
국외부문은 우리나라와 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나라의 가계, 기업 및 정부를 말합니다. 상품의 수출입 뿐만 아니라 내국인의 외국관광, 외국인의 국내관광 등 역시 우리나라 가계, 기업 및 정부의 경제활동이면서 국외의 경제활동이기도 합니다. 국외는 원유나 커피, 바나나처럼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상품은 물론 우리나라에 부족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국내에 공급합니다. 또한 수요가 제한되어 있는 국내시장을 넘어서 우리나라가 생산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수출시장의 역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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