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1. 수요 · 공급과 재미있는 탄력성 개념
- 경쟁은 시장형태를 구분짓는 잣대 독과점시장에 대한 규제
본 글은 한국은행의 "알기 쉬운 경제이야기" 셋째 마당의 모든 내용을 블로그 형식으로 다시 작성한 것입니다.
가격과 시장
1. 수요 · 공급과 재미있는 탄력성 개념
가격의 결정과 변동은 슈요 ·공급 양자에 의해
옛날에는 가격이 공급자의 생산비용에 따라 전적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서양 중세시대 성경책의 가격은 성경책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과 같았고 이윤을 남기는 것은 양심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장경제에서 상품의 가격은 공급자뿐만 아니라 수요자의 의도가 동시에 작용하여 결정됩니다. 즉,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점에서 균형가격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정한 가격수준에서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고 가정합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주어진 가격수준에서 상품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수량을 모두 얻지 못할 것입니다.이 때 시장기구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현재의 가격에서 상품을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 가우못데 일부는 좀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서라도 이 상품을 사려고 할 것이므로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가격이 오르면 오른 가격만큼의 값어치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소비를 일정부분 포기하게 되어 수요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정해진 기간 동안 어떤 가격 하에서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의도(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구매할 능력의 범위를 벗어난 부분은 제외)
공급
정해진 기간 동안 어떤 가격 하에서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의도 (판매할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생산할 능력이 없는 부분은 제외)
그러나 그 상품을 공급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으로 이윤이 많아지므로 생산을 늘릴 것이고, 새로은 기업이 더 생겨나기도 해서 공급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장에서는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하는 수준으로 새로운 균형가격을 찾아가게 됩니다.
이렇게 결정된 균형가격은 공급과 수요의 변동에 의해 움직이게 되는데,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상승하고 반대로 수요가 감소하면 가격은 하락합니다. 마찬가지로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은 하락하고 공급이 감소하면 가격은 상승합니다.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증가 또는 감소하는 경우에는 어느 힘이 더 큰가에 의해 가격의 움직이는 방향이 결정됩니다.
공급불변 | 공급증가 | 공급감소 | |
---|---|---|---|
수요불변 | 가격불변 | 가격하락 | 가격상승 |
수요증가 | 가격상승 | 가격하락(수요증가 < 공급증가) 가격상승(수요증가 > 공급증가) | 가격상승 |
수요감소 | 가격하락 | 가격하락 | 가격하락(수요감소 < 공급감소) 가격상승(수요감소 > 공급감소) |
앵무새에게‘수요’와‘공급’을 읊조리도록 가르치면 또 한명의 경제학자가 배출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경제를 이해하는 데는 수요와 공급에 대한 이해가 그만큼 필수적이라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수요와 공급은 머릿속에 금방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으나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의 형태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개념을 보다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수요곡선은 가격에 대응하는 수요량을 표시한 것입니다. 사고자 하는 상품의 가격이 비싸지면 덜 사려 할 것이고 싸지면 많이 사려 할 것임은 일상생활에 비추어서 충분히 상상할 수 있고 이것이 사실입니다. 돼지고기 1kg의 가격이 5,000원일 때 사회 전체적으로 100kg의 돼지고기를 수요하고 다른 조건은 모두 같은데 가격만 1만 원으로 오르면 50kg을 수요한다고 합시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의 가격에 대응하는 수요량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점들을 이으면 그림1과 같은 돼지고기 수요곡선을 그릴 수 있습니다. 공급곡선도 같은 방식에 의해 그릴 수 있습니다. 돼지고기 1kg의 가격이 5,000원 일 때 사회 전체적으로 50kg의 돼지고기를 공급하고 1만 원일 때 100kg을 공급한다고 하면 그림2 와 같은 돼지고기 공급곡선을 구할 수 있습니다.
import numpy as np import pandas as pd import matplotlib.pyplot as plt plt.figure(dpi=100) x=np.array([0, 50, 100]) y=np.array([16000, 10000, 5000]) y1=np.array([0, 5000, 10000]) plt.plot(x, y, label="Demand curve") plt.plot(x, y1, label="supply curve") plt.scatter(75, 7500, label="balance(75, 7500)") plt.xlabel('amount', size=12, weight='bold') plt.ylabel('cost', size=12, weight='bold') plt.legend(loc="best", prop={'size':10, 'weight':'bold'}) plt.hlines(7500, 0, 75, linestyles='dashed') plt.vlines(75, 0, 7500, linestyles='dashed') plt.grid(True) plt.xlim(0, 110) plt.ylim(0, 16000) plt.show()
수요와 탄력성
보통 탄력이라 하면 고무줄을 뒤로 당겼다 놓을 때 앞으로 튀어 나가는 것처럼 어떤 작용이 일어난 뒤에 다시 본래의 형태로 되돌아가려는 힘을 말 합니다. 시장경제의 핵심 용어인 수요, 공급, 가격 등에 이 탄력의 개념을 적용하면 경제현상을 보다 재미있게 이해하고 실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경제에서 탄력성은 '충격에 대해 반응하는 정도'로 정의됩니다. 그런데 위의 고무줄에 대한 예와는 달리 충격을 주는 쪽과 반응하는 쪽이 서로 다릅니다. 따라서 측정 단위를 변화율로 통일하여 계산합니다. 어떤 종류의 충격이 왔느냐에 따라 소득탄력성, 가격탄력성, 교차 탄력성이라고 하고 반응하는 대상에 따라 '수요 또는 공급의 xx탄력성'이라고 말을 붙여 사용합니다.
$$\text{탄력성}=\frac{\text{반응을 하는 쪽의 변화율(%)}}{\text{충격을 주는 쪽의 변화율(%)}}$$탄력성은 반응하는 방향에도 의미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반응의 크기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충격을 주는 쪽과 반응하는 쪽의 변화율을 비교하여 같은 경우를 단위탄력적이라고 하고 반응하는 쪽의 변화율이 더 크면 탄력적, 작으면 비탄력적이라고 합니다.
소득이 늘었을 때 수요의 반응정도를 나타내는 것이 수요의 소득탄력성입니다. 소득이 늘면 수요도 증가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래서 소득탄력성이 양(+)이면 정상재라고 합니다. 그런데 소득이 늘었을 때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보리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보리밥보다는 맛 좋은 쌀밥을 많이 먹게 되어 자연히 보리의 수요가 줄어들었습니다.
정상재는 다시 필수재와 사치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소득의 증가율보다 수요의 증가율이 낮은 경우, 즉 비탄력적인 경우 이를 필수재라고 합니다. 소득이 두 배로 늘었다고 밥을 두배로 먹지는 않습니다. 보통 필수재는 없으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일정량을 넘어 많이 수요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대로 사치재의 경우는 다릅니다. 사치재는 소득이 줄어들 때 수요가 소득의 감소율보다 더 크게 감소합니다.
가격이 올랐을 때 수요가 얼마나 감소하는 가를 나타내는 지료가 수요의 가격탄력성입니다. 가격이 올랐을 때 수요가 증가하는 상품이 있을 수 있지만 예외적인 경우이므로 이를 제외하고 가격증가율보다 수요의 감소율이 큰지 작은지의 반응 정도가 주요 관심대상입니다. 그래서 부호는 생략하고 절대값만을 따집니다.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무엇보다 기업의 수입과 직결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소득의 증가(감소)율보다 수요의 증가(감소)율이 낮은 재화
소득의 증가(감소)율보다 수요의 증가(감소)율이 높은 재화
기업이 생산하는 어떤 제품에 대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1보다 작아 비탄력적인 경우에는 가격을 상승시키면 총수입이 증가하고, 가격을 내리면 총수입은 감소합니다. 반대로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1보다 커 탄력적인 경우 가격이 상승하면 총수입이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총수입은 증가합니다.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정확히 1(단위탄력적)이라면 가격이 변해도 수입은 변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구내식당에서 5,000원 하던 메뉴 가격을 10% 올렸을 때 한 달에 200명이던 수요가 10%만큼 줄어든다면 구내식당의 수입은 가격을 올리기 전이나 올린 후나 별로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5,000×200≒5,525×181). 이 경우가 단위탄력적인 경우입니다. 똑같이 가격을 10% 올렸을 때 이번에는 수요가 10%보다 적게 줄어든다면 수입은 처음보다 증가할 것이고 수요가 10%보다 많이 줄어든다면 수입은 감소할 것입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의 소설「허생전」에는 주인공인 허생이 제주도에 가서 말총을 모두 사들여 큰 돈을 버는 내용이 나옵니다. 하지만 아무 물건이나 사들인다고 해서 큰 돈을 벌 수 있었을까요? 말총은 당시 양반들의 생활필수품이 었던 망건과 갓의 원재료인 데다 마땅한 다른 원재료(대체품)가 없었기 때문에 가격탄력성이 매우 낮았습니다. 가격이 올라 도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사야만 하는 품목이었던 것입니다. 만약 말총의 수요가 가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면 허생이 말총 가격을 올렸더라도 말총 수요가 줄어 큰 돈을 벌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결국 허생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가격탄력성이 낮은 품목을 적절하게 선정하였던 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생활필수품은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작습니다. 생활필수품은 가격이 웬만큼 오르더라도 꼭 소비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구내식당 메뉴에 대한 가격탄력성은 1보다 작을 것입니다. 그런데 똑같은 필수품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대체할 만한 상품이 있는 경우는 다릅니다. 가격을 올린다면 대체 상품으로 수요가 몰리게 되고 원래 상품의 수요는 많이 줄게 됩니다. 즉 구내식당에서 메뉴 가격을 올릴 경우 주변에 비슷한 가격으로 경쟁할 수 있는 외부 식당이 많이 있다면 그 메뉴에 대한 수요는 탄력적이 되어 가격을 올릴 경우 수입은 오히려 감소하게 될 것입니다.
어떤 특정 상품의 수요는 해당 상품의 가격 이외에 관련 상품의 가격 변동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상품의 가격이 올랐을 때 특정한 다른 상품의 수요가 줄어드는지 늘어나는지 나타내는 것을 수요의 교차탄력성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식빵 가격이 많이 올라 식빵 수요가 줄어들면 여기에 발라 먹는 쨈의 수요도 줄 것입니다. 즉, 식빵 가격에 대한 쨈 수요의 교차 탄력성은 음(-)의 부호를 갖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보완재라고 합니다. 이와 반대로 대체재는 교차탄력성이 양(+)인 경우인데 쇠고기 가격이 올라갈 경우 이를 대체하는 돼지고기 수요가 증가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서로 관련이 있는 상품군들이 있는 반면, 배추와 낚싯대, 운동화와 칠판 처럼 전혀 상관이 없는 경우, 즉 교차탄력성이 '0'인 경우도 있습니다.
식빵과 잼, 스마트 폰과 블루투스 이어폰처럼 한 상품씩 따로 소비할 때 보다 함께 소비할 때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상품들
그 용도가 비슷하여 한 상품 대신에 다른 상품을 소비해도 얻는 만족에는 별 차이가 없는 상품들
공급과 탄력성
수요의 가격탄력성과 같이 공급의 가격탄력성은 어느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였을 때 공급량이 얼마나 민감하게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공급의 가격탄력성은 주로 가격이 올랐을 때 공급자들이 생산량을 얼마나 신축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가에 좌우됩니다. 따라서 생산에 소요되는 기간이 공급의 가격탄력성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입니다. 예를 들어 쌀의 경우 이번 달에 가격이 올라갔다고 해도 새로운 쌀을 공급하려면 1년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바로 공급을 늘릴 수 없어 비탄력적입니다. 반면에 반도체나 TV같은 공산품은 가격이 오를 경우 바로 공장가동률을 높여 공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탄력적입니다.
어떤 재화에 대해 상품세를 부과하면 소비자와 생산자 가운데 누가 실제로 세금을 내게 될 것인가는 수요와 공급의 가격탄력성을 비교하여 알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탄력적인 쪽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습니다. 비탄력적이란 것은 충격에 대한 운신의 여지가 적다는 의미이므로 세금이라는 외부 충격에 대해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원래의 상품의 생산원가가 1만 원이고 정부가 여기에 세금을 1%(100원) 붙인다고 합시다. 수요는 가격탄력성이 큰 반면 공급은 가격탄력성이 전혀 없다면 기업은 가격을 올리지 못합니다. 그렇게 할 경우 수요가 많이 줄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품의 가격은 1만 원 그대로 유지할 수 밖에 없고 기업은 1만 원 가운데 100원을 세금으로 납부하게 되어 전보다 100원 만큼의 손해를 보게 됩니다. 반대로 공급이 매우 탄력적이고 수요가 전혀 탄력적이지 않을 경우에는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은 세금 100원 만큼을 수요자에 전가하여 가격을 올리게 됩니다. 이 경우 기업은 전과 같은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고, 세금만큼 가격을 올렸으므로 이윤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매해 발렌타인데이가 다가오면 연인들 못지않게 즐거움에 들뜨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 아닌 꽃가게 주인과 초콜릿가게 주인들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 날 장미꽃 값은 크게 뛰는 데 반해 초콜릿의 가격 상승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장미꽃과 초콜릿이라는 상품이 공급의 가격탄력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초콜릿과 같은 공산품은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큰 폭으로 공급량이 증가할 수 있다. 즉, 초콜릿의 공급은 탄력적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장미꽃의 공급량은 아무리 가격이 많이 오른다고 하여도 단기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즉, 장미꽃의 공급은 비탄력적이다. 따라서 두 상품의 수요가 엇비슷하게 증가하여도 초콜릿 가격보다 꽃 값이 훨씬 크게 오르는 것이다.
1990년 미국 의회는 요트, 자가용 비행기, 모피, 보석, 고급승용차 등에 대해 부과하는 사치세를 채택하였다. 이 세금의 목적은 부담능력이 가장 높은 사람들에게서 세금을 징수하자는 데 있었다. 앞에 열거한 사치품은 부자들만이 살 수 있으므로 이들 품목에 대한 과세는 부유층에 대해 과세하는 논리적인 방안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수요 공급의 원리가 작동하여 나타난 결과는 의회의 의도와는 판이한 것이었다. 예를 들어 요트 시장을 생각해 보자. 요트에 대한 수요는 매우 탄력적이다. 백만장자들은 요트를 사는 대신 그 돈으로 더 큰 집을 사거나 유럽 여행을 하거나 자손들에게 더 많은 유산을 남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요트의 공급은 비탄력적이다. 요트 공장을 다른 재화의 생산 공장으로 쉽게 변환할 수도 없고 요트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시장여건의 변화에 대응하여 직업을 바꾼다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조세의 귀착은 분명하게 예측할 수 있다. 수요가 탄력적이고 공급이 비탄력적이라면 세금부담은 주로 공급자에게 귀착된다. 즉 요트에 대한 세금은 주로 요트 제조업체와 그 근로자들이 부담하여 실제로는 세금만큼 요트 판매로 얻는 수입이 줄어드는 결과를 빚었다. 그러나 요트 제조업 근로자들은 부자가 아니다. 따라서 사치품에 대한 세금 부담이 부자들보다 오히려 중산층에게 전가된 것이다. 사치세가 시행된 이후 이 세금의 귀착에 대한 가정이 옳지 못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사치품 공급업체들은 의회 의원들에게 자신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납득시켰고 그 결과 의회는 1993년 대부분의 사치세를 폐지하였다.
경쟁은 시장형태를 구분짓는 잣대
경쟁에 따른 시장 구분
앞에서 완전경쟁시장을 알아보았습니다만, 시장은 경쟁 정도에 따라 보통 경쟁시장, 과점시장, 독점시장으로 구분합니다. 이를 공급자 수를 기준으로 보면 각각 경쟁시장에는 공급자 수가 다수, 독점시장에는 하나, 과점시장에는 소수입니다. 수요독점의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상품의 경우 수요자 수는 매우 많기 때문에 보통 공급자 수를 기준으로 하여 시장을 구분합니다. 수많은 공급자가 있는 주식시장은 경쟁시장이며 한국전력처럼 한 개의 기업이 전기라는 한 상품의 전부를 공급하는 경우는 독점시장입니다. 자동차시장처럼 몇개의 기업이 상품을 생산하는 시장은 과점시장이라고 합니다.
시장은 또한 진입장벽에 의해 구분하기도 합니다. 진입장벽이란 특정 상품 시장에 새로운 공급자가 참여하는 데 방해가 있는 것을 말합니다. 경쟁시장에서는 언제든 참여할 의사와 생산요소를 갖추고 있으면 아무런 제한 없이 진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독점시장에서는 독점 기업의 전략에 의해서건 제도에 의해서건 진입장벽이 존재하여 새로운 기업의 진입 기회가 전혀 없으며, 과점시장에서는 두 시장 중간 정도의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합니다.
특정 상품시장에 새로운 공급자가 참여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인
다음으로 개별 기업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으로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경쟁시장에서는 개별 기업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만약 시장가격보다 가격을 높이면 상품이 팔리지 않고 가격을 낮추면 이윤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독점기업은 가격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윤을 최대로 하기 위한 생산량을 결정하고 그 생산량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가격으로 판매합니다. 이렇게 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이유는 경쟁기업이 없기 때문입니다.
구분 | 경쟁시장 | 과점시장 | 독점시장 |
공급자수 | 다수 | 소수 | 1개 |
진입장벽 | 없음 | 높음 | 매우높은 |
기업의 가격 통제력 | 없음 | 있음 | 절대적 |
독과점 시장
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공급이 단일 기업 또는 소수의 기업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시장을 독과점 시장이라 합니다.
왼전경쟁시장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시장인 데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독과점시장이 많이 존재합니다. 시장에 독과점기업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 시장에 다른 기업들의 진입을 막는 장벽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윤이 크게 생기는 것을 다른 경제주체들이 뻔히 알면서도 그 시장에 새로 진입하지 못하기 때문에 독점시장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독점이 생성되고 유지되게 하는 진입장벽은 보통 다음의 다섯 가지 이유에 의해 발생됩니다. 첫째는 규모의 경제입니다. 규모의 경제란 생산량을 증가시킬수록 생산에 들어가는 평균비용이 감소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만약 시장 수요량을 충족시키고도 남을 만큼의 대규모 생산에 이르기까지 규모의 경제가 있으면 한 개의 기업이 시장 수요량을 모두 생산하는 것이 여러 기업이 나누어 생산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듭니다. 자연독점은 전력, 전화, 수도 등과 같이 설비투자에 거액이 소요되는 산업의 초기 육성단계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둘째, 정부가 특허권, 판매권, 인허가 등을 한 기업에만 내줌으로써 법적으로 독점의 지위를 누리게 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기술혁신을 유도하기 위해서 발명가에게 몇 년간 특허권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특허권을 사용하여 해당 상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유효기간이 지난 다음에는 새로운 기업이 진출하여 경쟁시장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셋째, 정부가 특수한 목적을 위하여 직접 독점력을 행사는 경우입니다. 과거 나라에서 재정수입을 목적으로 소금을 전매한 것이나 담배와 홍삼을 원료로 하는 제품을 독점하여 전매하였던 것이 바로 그 예입니다.
넷째, 흔히 발생하지는 않지만 어떤 상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원재료를 독점적으로 소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루미늄 원광인 보크사이트를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독점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기업의 시장전략을 들 수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독점시장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구미당기는 일입니다. 다른 기업의 눈치를 볼 것 없이 가격과 생산량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독점의 지위를 획득하거나 유지하기 위해서 경쟁기업이 도산할 정도나 새로운 기업이 진입하지 못할 정도의 낮은 가격전략을 일시적으로 편다거나 또는 독점기업이 되기 위해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경쟁기업을 합병하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끝으로 최근에는 압도적 기술혁신을 통해 독보적인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시장에서 실질적인 경쟁자가 나타나지 못해 독점기업으로 등극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합니다.
충분한 이윤이 보장되어 있는 독점기업 체졔는 경영자나 근로자 어느 누구도 구태여 열심히 일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비효율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독점체제의 유지를 목적으로 진입장벽을 쌓는 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것도 비효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독점기업의 이윤을 극대화시키는 공급량은 왼전경쟁시장의 공급량보다 적으며 가격은 완전경쟁시장의 가격보다 높습니다. 결국 소비자는 필요한 것보다 적은 양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어 사회 전체의 후생은 줄어들게 됩니다.
한편 과점시장은 주로 자동차나 가전제품 같은 공산품 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시장 형태입니다. 과점시장은 소수의 기업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고 경쟁사보다 많은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광고 등에 지출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기업 간의 광고경쟁은 개별 기업에 손해가 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들이 담합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몇 개의 기업이 힘을 합해 마치 하나의 독점기업처럼 행동하는 것입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원유가격의 상승을 위해 담합하여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과점기업 역시 진입장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동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그 부담을 고스란히 소비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과점시장에서의 가격수준은 기업 간 담합이나 기업 간 경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렵지만 독점시장보다 낮고 경쟁시장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공급량은 독점에 비해 많지만 경쟁시장보다는 적습니다. 따라서 사회 전체의 후생이 독점시장보다 높지만 경쟁시장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분 | 경쟁시장 | 과점시장 | 독점시장 | ||
---|---|---|---|---|---|
가격 | 경쟁가격 | < | 과점가격 | < | 독점가격 |
생산량 | 경쟁생산량 | > | 과점생산량 | > | 독점생산량 |
개별업체이익 | 경쟁이익 | < | 과점이익 | < | 독점이익 |
사회전체후생 | 경쟁후생 | > | 과점후생 | > | 독점후생 |
현실에서는 독점시장의 성격과 경쟁시장의 성격을 아울러 가지고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옷가게, 극장, 식당, 미용실 등은 똑같은 상품을 파는 것 같지만 품질과 서비스가 동일하지 않다는 점에서 독점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시장진입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경쟁시장의 성격도 있습니다. 이러한 독점적 경쟁시장은 과점시장처럼 독점과 완전경쟁이라는 두 가지 극단적 시장구조의 중간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독과점시장에 대한 규제
우리나라는 1981년부터 "독점규제 및 공정거레에 관한 법률(약칭 공정거래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법을 토대로 하여 정부는 시장점유율이 큰 독과점기업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고 그들의 불공정거래를 감시합니다. 이와 같이 정부가 독과점을 규제하는 이유는 앞에서 살펴본 것첨럼 독과점화로 해당기업은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사회 전체의 후생은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료 정의하는 기준은 1개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또는 3개 이하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75% 이상인 경우입니다. 이들 독과점사업자에 대해서는 가격남용, 출고조절, 신구진입 방해 행위 등을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가 발생할 경우 가격인하, 당해 행위의 중지, 법위반 사실 공표 등의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으며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공정거래법은 카르텔(cartel)과 같은 부당 공동행위는 물론 각종 불공정거래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동종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서로 가격이나 생산량, 출하량 등을 협정해서 경쟁을 피하고 이윤을 확보하려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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